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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력

자존감 상승의 목표 설정과 그 이유 - 첫 번째(방송작가 후유증)

by 무르랑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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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상을 봤다. 

자존감이 극도로 신격화되어 자존감 만능주의가 된 지금 사회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높다면 좋은 이유

그것은 클린한 하루, 그리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영상이었다. 

 

https://youtu.be/zanP9ieVCnU

클린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자존감 높이기 

 

클린한 하루. 

그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걸, 

아무 걱정 없는 것이 행복이라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때문에 이 영상에서는 방법을 설명했다.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어떻게 행동할 것 같은지 

목록을 적는 것. 

 

그래서 나도 적어보고 

그 목표가 왜 나왔는지에 대해 글을 남기려고 한다. 

이 글을 적기로 마음먹고선 

블로그라는 공간이 더 좋아졌다. 

 

나는 살면서 자존감이 낮다고 느낀 순간이 많다. 

애인과 매일 싸우기만 할 때

그 다툼에서 극도로 회피성 행동을 할 때

사고친 오빠를 품어준 부모님의 태도를 볼 때. 

나와 모든 면에서 맞지 않는 친구와 만남을 지속할 때. 

 

나는 저런 문제속에서 정말 많이 괴로웠다. 

때문에 20대 초반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나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별것도 아닌 것에 참 많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잘하는 것을 찾고 

나의 단점을 이해하고 

장점을 찾아가며 나는 내가 좋아졌다. 

나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더 이상 미안할 수 없어 나를 위해 살아가기 시작했다. 

집과 가까운 직장으로 옮기고 

불안한 일이 있어도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나의 순간은 소중하니까. 

 

하지만 아직도 자존감이 회복되지 않은 면, 

바로 직장 상사를 대하는 나의 태도이다. 

나는 상사가 참 무섭다. 

누구나 그렇듯 말이다.

방치하며 더 커진 이 공포는 

이제 상사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고 

상사가 옆에만 오면 이상한 행동을 하기까지에 이른다. 

 

첫 번째 목표

상사 앞에서 당당하게, 내가 해야한다고 믿는 행동 자신있게 하기 

참 소박하고 어이없는 목표지만

나에겐 참 어려운 목표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왜 이런 목표를 잡았는지. 

그리고 사회초년생 때의 시절이 생각났다. 

 

나는 방송작가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참 어릴 적부터 꿈꿔온 유일한 직업이었다. 

많은 특집이 즐비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순간을 가장 깊게 즐길 수 있는 직업이 방송을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때 라디오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에 

라디오 작가, 방송작가가 그렇게 하고 싶었다. 

때문에 그에 맞는 과로 진학까지 하며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매진했다. 

 

하지만 방송작가는 아주 힘든 직업이었기에 구인글은 넘쳐났고 

졸업유예가 뜬 상황에서 나는 직업을 얻었다. 

 

작은 제작사를 들어갔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따오면 제작사가 만들어 납품하는 개념이었다. 

그 곳의 첫 프로에서 나는 하루 16시간을 앉아서 일했다. 

이틀에 한 번 밤샘은 필수였다. 

하지만 나는 밤 9시에 저녁으로 햄버거를 사러 가는 그 여의도 길 마져도 행복해했다. 

 

다음 프로그램도 나름 잘 넘어갔다. 교양이었기에.

 

문제는 예능으로 넘어가면서 일이 터졌다. 

제작사 내에서 예능 프로를 슬슬 만들기 시작했고 

제작자 소속인 막내작가는 교양작가를 꿈꿨음에도 갑자기 예능 프로그램의 막내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예능작가들이 지금의 이 트라우마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하는 일을 써보면

1. 자진해서 일해도 혼났다. 

메인작가가 아이템을 짜오라했고 코너 메인이 서브에게,

그렇게 서브작가의 자료조사를 나는 도왔다.  

나는 자료조사를 했고 서브작가가 아이템을 추려 올렸다. 

그리고 코너메인작가가 서브작가를 조졌다. 

쓸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옆에서 쫄아있던 내가 불려갔다. 

코너 메인은 나에게 뭘 했냐고 물었다. 

기가 확 죽은 목소리로 

자료조사를 했다고 했다. 

코너작가가 자료조사 한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급하게 프린트해서 가져갔다. 

코너작가는 그걸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나에게 말했다. 

'이딴거 하고 언니들 밤새는데 너는 잠이 왔냐?'고

나는 그 날 잠을 자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날 두둔하지 않았고

나는 그냥 혼났다. 

 

2. 3시에 점심을 먹었으나, 혼났다. 

이유는 3시에, 사무실에 출근도 안한 코너작가의 점심을 챙기지 않아서. 

코너작가는 도시락을 먹는 우리를 보고 

'야, 너네는 언니들 밥 먹었는지 물어보지도 않냐?'

라고 했다.

죄송하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 사무실에 있다가 심부름을 간 나에게 

코너작가는 굳이 전화해서

먹었으면 깨끗하게 치우기라도 하라며 윽박질렀다. 

헐레벌떡 올라간 사무실엔 

소스 한 방울이 묻어있을 뿐이었다. 

 

3. '어디 선배가 엉덩이를 떼고 있는데 니가 앉아있어'

녹화날이었다. 

실험 장면 촬영중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무언가가 작동되지 않았다.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났다. 

서브작가는 나에게 앉아있으라고 했다. 

오히려 걸리적거리니 자신이 고치겠다고. 

하지만 빨리 고쳐지지 않았다. 

시간이 걸렸다. 

그에 짜증이 난 메인작가가 윽박을 질렀고 

윽박은 나에게 향했다. 

 

'어디 선배가 엉덩이를 떼고 있는데 니가 앉아있어' 

정말 잊혀지지 않는 대사이다. 

이 때부터 나는 내 맘대로 앉아서도 안되고 

오로지 상사의 눈치를 살표 

상사의 말도 듣지 않고 

상사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각인이 됐다. 

 

지금에서도 정말...

그 작가에게 욕을 퍼붓고 싶다. 

 

하지만 참는 이유는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그 사람이 망해가는 것이 너무 잘 보이기 때문에. 

 

얼마 전에 어떤 방송 캡쳐를 보았다. 

출연진을 욕먹이기 위한 가쉽거리의 방송 캡쳐였다. 

그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익숙했다. 

그래서 작가를 찾아보니 역시나, 그 작가였다. 

그 작가는 편애하는 출연자가 있었고 

그 출연자를 메인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뭐...

둘다 어디 있는지...

캡쳐된 프로그램도 나와 전에 했던 프로그램보다 훨씬...

이걸 누가 봐... 하는 채널의 방송이었기에 

그래, 서서히 망해가고 있구나 싶었다. 

 

이런 무조건적인 복종을 바라는 프리랜서 직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프리랜서이다보니 선배에게 밉보이면 안좋은 소문이 돌기 십상인 곳이라 더. 

작가를 뽑을 때 이력서에 아는 작가가 했던 프로그램이 있다면 뽑는 작가는 그 작가에게 전화해 이 사람 어떤지를 꼭 물어본다. 

나는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4년이 넘었는데도 그런 전화를 받아봤다. 

그런 곳에서 무조건적으로 마음에 들기 위해 

그렇게 눈치를 보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아주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음에도 

밉보이면 당장 밥줄이 끊기는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 영상에선 연기를 하라고 했다. 

자존감 높을 떄 하고싶은 행동을 연기하라고.

우선 그럴 예정이다. 

그것으로 이 길고 질긴 후유증을 없앨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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