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한 뒤,
내 선택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만든지 두 달이 되었다.
1. 드디어 지점을 옮겼다.
출퇴근이 3~4시간이 걸리는 곳에서
이젠 총 40~50분이 걸리는 곳으로 직장을 옮겼다.
가장 큰 변화이고
이제까지 내가 걱정했던 것들은
아주 쓰레기 같았던 것이었구나, 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해도 그렇게 큰 일이 일어나지도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꺠달았다.
지점을 옮기기가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불이익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
내 의견을 피력하면 밉보일 것이라는 두려음.
완벽하지 않으면 상사에게 안좋은 이미지로 찍히고
내 인생은 망가질 것이라는 두려음.
그 두려움으로 인해
나는 완벽하려 노력했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 원하지도 않는 진급을 준비했고
내 실수가 지적당하면 나를 향한 비난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나는 서서히 망가졌던 것 같다.
특히나 내가 잘보이려고 했던 상사는
편애가 심하기로 암암리에 소문이 퍼져있는 인물이었고
팀 내에서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던 팀원은
그렇게나 분란을 일으키고 다녔다.
진급시험의 답을 미리 받아보고
시험 문제 유출 영상을 받아보는 것은 물론
팀원들간의 사소한 문제도 팀장에게 다 이르며, 심지어 이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모든 일들이
그 안에 있었을 떄는 잘못되었는줄 몰랐다.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는 줄 알았다.
시험 문제 답과 유출 문제가 잘못된 것을 알아도
다들 넘어가기에 넘어가도 되는 줄 알았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내가 괜한 열등감에 찌들어 보인 것 같고
편에하는 점장에게 잘 보이겠다고 예민해지고
출퇴근 시간은 길어서 나를 위한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때문에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졌을 때
휴가를 자청했고 그 년도의 연차수당을 모두 날리는 짓을 해버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점을 옮기겠다고 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다.
나의 편의를 위해
팀 생각도 안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될까봐.
무조건 진급 시험을 보라고 했을 떄도
나는 거절했어야 했다.
나는 진정으로 진급하고 싶지 않았다.
진급하면 더 못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자신도 없고
그 직급을 견뎌 그 위 직급, 모두가 원하는 직급에 도달한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았다.
이 일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될 순 없었다.
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내가 추구하는 인생은 달랐다.
그걸 인정했어야했다.
그걸 인정하지 않고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여기저기 휩쓸려다니다
결국 나를 잃고
속얘기를 꺼내려하면 눈물부터 나는
그런 지경에까지 나를 몰아갔다.
그리고 그 지경에서, 나는 누구도 탓할 수가 없었다.
결국엔 괜한 두려움에 말도 안되는 만분의 일의 확률을 들먹이며
이럴 수도 있으니 그냥 견디라고 압박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였으니까.
이런 나를 결국 책임지는 것도 나다.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렇게 미안한 나를 챙긴지 두 달.
나는 진급 의사를 없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있다.
2. 식물을 키운다.
바질, 로즈마리, 금전수, 라벤더, 적상추, 루꼴라 등
식물이 주는 힐링은 엄청나다.
가만히 바람에 흔들리는 로즈마리 나무를 볼때면
정말 여기가 지중해 바다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싹을 틔우기 위해
흙을 배합하고 온도를 맞추고 물을 언제 줘야하는데 매일 관찰하다
결국 나온 새싹은 몇 번을 봐도 귀엽고 신기하다.
마사토 크기에 가려져 자세히 봐야 보이는 아주 작은 새싹임에도 그렇게 귀엽다.
3. 많이 놀러다닌다.
그 전에는 집에서 쉬기 바빴다.
날 위한 시간은 오로지 쉬는 날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퇴근하면 날 위한 시간이 생긴다.
때문에 쉬는 날 전시회, 뮤지컬, 여행 등 짧은 기간임에도 3년동안 하지 못한 것들을 마음껏 하고 다닌다.
4. 블로그도 한다.
이게 가장 좋다.
나의 심정을, 경험을 남길 힘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나의 인생 앨범을 만드는 기분이다.
5. 건강을 챙긴다.
...알고보니 목 디스크가 터져있었다.
그 전 지점은 커피 특화 매장이었다.
때문에 커피를 드립으로 하나하나 내린다.
그래서.... 목 디스크가 아작난 것이라 나는 추측한다.
때문에 도수치료도 받고 꾸준히 물리치료도 다닌다.
자세 교정도 하고 스트레칭, 운동도 한다.
내 인생은 두 달만에 이렇게 달라져있다.
이것이 정말
그저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나를 위하기로 다짐한 순간 생긴 일이라니....
나는 이제, 나를 믿을 때도 됐다.
내 인생은 결국 점점 나아지고 있다.
늘 더 편해지고 풍족해진다.
만족스러운 인상이 되었고
나와 맞는 사람만 곁에 남아 정말 재밌게 잘 지내고 있다.
나는 이제, 정말 나를 믿을 때가 되었다.
내가 챙겨야 하는 인생을, 내 맘대로 꾸며도
내가 걱정하는 그렇게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좋아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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